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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선박용 수중로봇 개발 '무한한 新시장 열어'



부산

    세계 최초 선박용 수중로봇 개발 '무한한 新시장 열어'

    부산 기술창업 기업4, (주)타스글로벌

    부산CBS는 부산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기술창업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유망 기업에서 부산경제의 비전을 찾는 연속보도를 마련하고 있다. 오늘은 세계 최초로 선박 표면 청소가 가능한 수중로봇을 만들어 세계시장 석권을 노리는 첨단 기술기업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주)타스글로벌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선체 부착식 수중작업 로봇 (사진 = 주. 타스글로벌 제공)

     

    ◇ 글로벌 대기업도 美 해군도 실패한 기술, 토종기업 '타스글로벌'이 해내다

    영세 수리조선소와 선박부품업체가 즐비한 부산 영도구 남항동. 망치로 철판을 두드리는 이른바 '깡깡이' 소리가 그치지 않는 이 곳 골목 한켠에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기업이 은둔(?)해 있다. 주인공은 선박 로봇 전문업체 (주)타스글로벌이다.

    직원이래야 김유식 대표를 포함해 15명, 200여 평 남짓한 작은 공장이 전부인 것 같은 평범한 외형의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그 속살을 들춰보면 놀라운 반전이 숨어있다. 9개 특허를 보유하고 21개의 국내·국제 특허를 출원 중이며, 지난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한 첨단 기술기업이다. NET은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100여 개만 발급하는 인증으로, 산업 파급력이 크면서 2년내 상용화가 가능해야 획득할 수 있다. 타스글로벌은 당시 현대자동차·LG하우시스와 함께 NET 인증 최고 영예인 '대표 신기술'에 선정됐다.

    타스글로벌이 개발한 기술은 '영구 자석식 접지력 향상에 의한 수중작업용 무인궤도 이동플랫폼 제작 기술'이다. 쉽게 말해 선박 외부 몸체에 붙어 각종 작업을 진행하는 수중용 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수중로봇을 만든게 무어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넘겨짚는다면 큰 오산이다. 그동안 혹독한 수중 환경 속에서 잠수사를 대체하는 작업용 로봇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숱하게 진행돼 왔지만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 미국 해군이나 중국 등이 추진한 연구 모두 실패에 그쳤다. '수중 작업 로봇' 분야의 기념비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부산기업 타스글로벌의 순수 국산기술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수중로봇은 모두 부양방식(또는 잠수정 방식)을 채택한 이른바 '헤엄치는' 로봇들이었다. 물속에서는 무선통신이 불가능해 로봇 작업은 유선 조정으로 진행한다. 이럴 경우 100~200m 에 달하는 동력 케이블과 작업용 호스를 끌고 물속에 들어가야 한다. 이때 로봇은 파도나 작은 해류에도 최소 100kg이 넘는 외력을 받게 되는데 기존의 수영 방식으로는 이 힘을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잠수사를 대신해 수중 작업을 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타스글로벌은 수많은 선행 연구들이 실패를 거듭한 '부양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선체에 붙어 외력을 이겨내며 작업하는 세계 최초의 수중로봇을 개발해냈다. 굴곡이 심한 선박 몸체에서 부착력과 접지력을 유지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한 세계에서 유일한 로봇을 만든 것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로봇은 수백kg의 힘으로 선체에 붙어있으면서도 단위면적당 하중은 불과 몇kg 수준으로 분산시켜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수중 작업이 가능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해양 생물들로 뒤덮인 선박 바닥에 수중로봇이 접근한 모습 (사진 = 타스 제공)

     

    ◇ 전인미답의 길…'수중 선박 청소' 잠재력 무한한 新시장을 열다

    정부가 인정할 정도로 타스글로벌이 개발한 수중작업용 로봇의 산업적 가치는 대단히 크다. 회사가 우선 적용한 시장은 선박 표면 청소 분야다.

    모든 선박은 물에 닿자마자 선체 바닥에 해양생물이 자라게 된다. 물때나 해초, 따개비가 대표적인데, 이것들이 선체에 붙으면 물의 저항이 늘어나 배의 속도가 10~ 20%씩 감소한다. 이에 따른 연료 소모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대형 선박을 기준으로 연간 연료비는 척당 30~40억원, 초대형 선박은 최대 400억원의 연료비를 쓰는데, 평균 10~20%의 연료손실이 있다고 보면 5억~10억원, 많게는 100억원의 비용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기업 단위로 보면 손실 규모는 더욱 불어나고, 세계적인 해운선사의 경우 몇 조원대의 천문학적 손실을 안게 된다.

    하지만, 인간 잠수사는 수중작업의 위험성이나 효율성 등의 이유로 수중 선체 청소에 투입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수압과 해류·시야·수심 등의 한계가 많고, 높은 인건비에 비해 작업 진도가 느려 막대한 크기의 선박 청소를 감당할 수 없다. 관련 분야 수중로봇도 개발되지 않은 만큼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배 가운데 밑바닥 청소를 하는 사례는 육상 정비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잠부수가 투입되는 사례는 엔진 과부하나 엔진 정지에 이르는 위급한 상황을 막기 위해 스크류(선박 추진용 회전 날개) 물때를 제거하는 정도다. 김유식 대표는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선박들은 평균 20% 가량 연료 손실을 감수하며 운항하고 있으며, 선박 청소 사례는 0.1~0.2%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배를 아는 사람이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지금껏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였다고 강조한다. 선박 전체를 청소하는 것은 타스글로벌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니 만큼 관련 시장을 우리 기업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타스글로벌의 로봇은 인간 잠수사보다 작업속도가 10배나 빨라 흡사 자동차 세차기계와 같이 신속하고 깨끗한 수중 선박 청소가 가능하다. 30여 차례에 걸친 상용화 검증 시험을 거쳐 장소나 선박 크기에 관계없이 12시간 안에 선박 전면 청소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운항 시간 손실 없이 짧은 정박 기간이나 하역 작업 중에 선박 청소를 마무리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로봇에 전방위로 설치된 고화질 카메라로 청소 상황과 결과를 실시간 모니터해 서비스 품질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주요 해운선사들이 해양생물로 인해 적게는 연간 5천억원에서 1조원 단위까지 연료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배를 1천 척 이상 보유한 초대형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청소를 통해 10~15% 이상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고 본다면 엄청난 재무적 효과를 기대하는 고객들이 잠재된 선박 청소 시장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참고로, 조선소에서 선박 조립을 마친 뒤 물 위에 뛰워서 마무리 작업을 하는 1~2달의 기간에도 물때가 끼는데, 이런 신조선에도 5% 가량의 연료 손실 발생하고 파래나 물풀이 자란 선박은 20%, 따개비가 붙은 선박은 40~50% 이상 연료 손실이 발생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 상업운전 본격화, 연구 개발의 결실 기대

    (주)타스글로벌 김유식 대표 (사진 = 부산CBS 강동수 기자)

     

    타스글로벌 김유식 대표는 로봇 기술이나 관련 연구에 문외한인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김 대표를 포함해 회사의 로봇연구·개발인력 대부분이 조선·해양 관련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이른바 '"바다의 '바' 자 도 모르는" 인물들이다. 대신 김 대표는 오랜기간 투자회사에 몸담으며 익힌 비즈니스 모델 구축 능력으로 경제성이 충분한 로봇을 기획했고, 최고 수준의 로봇개발자들을 영입해 그 기획을 현실화했다. 여기에 기술자문과 영업은 국내 굴지의 조선소 임원 출신이, 수중 작업은 35년 경력의 SSU(해군 해난구조대) 출신 마스터 다이버가 맡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몸담고 있다.

    일찌감치 가능성을 엿본 투자자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타스글로벌은 창업 1년여 만에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우수기업으로 입주했고, 벤처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3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타스글로벌은 부산에서 최초로 온라인클라우드펀딩에 성공한 1호 기업이기도 하다.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성장기업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BK인베스트먼트로부터 벤처기업으로는 최초로 15억원을 투자받아 공장 신축 등 본격적인 확장을 추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타스글로벌은 다음달부터 선박청소 로봇의 상업운전을 본격화한다.올 하반기 중에는 지금의 5~10배 규모로 부산 신항 인근에 공장을 확장 이전하고, 로봇 조정 인력과 서비스· 다이버· 연구개발인력 등 연내 30여 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한다. 타스글로벌의 기술력을 일찍부터 주목해온 국내 기업과 글로벌 선사를 상대로 서비스 영업을 시작하면 그동안의 연구개발 노력이 수익으로 실현될 것이란 기대다.

    선체 표면에 붙어 작업 중인 타스글로벌 로봇 (사진 = 주, 타스글로벌 제공)

     

    ◇ 수중 작업에서 화학플랜트까지, 로봇 하나로 세계시장 석권을 노리다

    (주)타스글로벌의 사업은 로봇 제작이나 선박 청소에 머물지 않는다. 수중에서 하는 모든 공사와 작업이 이 회사 로봇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소기능 뿐만 아니라 이미 상용화된 로봇팔이나 용접기 등을 부착하기만 하면 선체 절단이나 수중 용접, 선체 수리, 인양, 선체 점검 등 선박 서비스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김유식 대표는 "침몰 선박 인양 등 해상구조에 자사 로봇을 투입하면 작업 기간을 현재보다 1/20 수준으로 줄일 수있다"고 강조했다. "해상구조 분야는 세계적으로 연간 8조~10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육상 작업도 가능한 타스글로벌 로봇은 화학탱크를 비롯해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환경에서도 사람을 대신해 투입할 수 있다. 이미 세계적인 중동 석유회사 관계자가 타스글로벌을 방문해 케미컬플랜트에 투입할 작업 로봇 제작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인바 있다.

    타스글로벌은 선박 청소 시장을 안착시키는데 우선 주력한 뒤, 미리 구상해놓은 다양한 수익모델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김유식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언어능력과 인적 네크워크, 해외영업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내시장 개척과 함께 곧바로 글로벌 시장에 활발히 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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